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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해야 하는가?

개회 발언

찬성 측 개회 발언

존경하는 심사위원 여러분,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묻겠습니다.
만약 당신의 가족이 새벽 3시,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는데, 가장 가까운 응급실 의사가 2시간 거리에 있다면—그때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우리 측은 분명히 말합니다. 의료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의과대학 정원을 즉각 증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사회는 ‘의사 한 명’이 생명을 살리는 경계선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의료 접근성의 심각한 불평등이 현실입니다.
전국 226개 시군구 중 50곳 이상이 ‘의사 미달 지역’입니다. 강원도 정선, 전남 신안, 경북 봉화—이곳 주민들은 응급 상황에서도 ‘가까운 병원’이란 사치입니다. OECD 평균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3.7명인데, 우리나라는 고작 2.6명. 이 격차는 통계가 아니라, 매일 누군가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둘째, 미래 수요를 무시한 정책은 재앙을 초래합니다.
203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30%를 넘습니다. 당뇨, 고혈압, 치매 같은 만성질환 환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텐데, 의사 수는 20년째 거의 제자리걸음입니다. 교육은 최소 8년이 걸리는 장기 투자입니다. 지금 증원하지 않으면, 10년 후 우리는 ‘의사 없는 대한민국’을 마주하게 됩니다.

셋째, 의대 정원 증원은 양적 확대가 아니라 구조적 정의입니다.
일각에선 “의사 수는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그 대부분이 서울 강남에 몰려 있습니다. 지방 출신 학생들에게 의대 진학 기회를 넓히고,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된 교육과정을 설계한다면, 우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공정한 분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본과 독일은 이미 10년 전부터 이런 전략으로 지방 의료를 되살렸습니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릅니다.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 “질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뿐입니다.
위기를 외면하며 천천히 죽어가는 것, 혹은 용기 있게 변화를 시작하는 것.
우리는 후자를 택합니다. 생명을 기다리는 국민을 위해, 지금이 바로 그 순간입니다.


반대 측 개회 발언

심사위원 여러분, 상대측은 ‘의사 수 부족’이라는 단일 지표에만 집착하며, 마치 의대 정원만 늘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의사가 어디에 있는가’가 아니라 ‘왜 그들이 남아 있지 못하는가’입니다.

우리 측은 단호히 주장합니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며, 오히려 의료 체계를 더욱 왜곡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첫째, 의료 인력의 ‘불균형’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현재도 전공의 10명 중 7명은 서울·경기권에서 근무합니다. 지방 병원은 열악한 근무 조건, 낮은 보상, 과중한 업무로 인해 젊은 의사들을 붙잡지 못합니다. 이 상황에서 단순히 더 많은 의사를 만들어낸다면? 그들은 또다시 수도권으로 몰릴 것이고, 지방은 여전히 ‘의료 사막’으로 남을 것입니다.

둘째, 교육 인프라의 한계는 질적 붕괴로 이어집니다.
의대 교육은 책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임상 실습, 교수진의 1:1 지도, 시뮬레이션 훈련—이 모든 것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현재 전국 의대는 교수 1인당 학생 6명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 병원은 실습용 환자 수조차 부족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정원을 늘린다면, 우리는 ‘의사 면허만 가진 비숙련자’를 양산하는 꼴이 됩니다.

셋째, 더 현명한 대안이 이미 존재합니다.
간호사의 진료 범위 확대, 원격의료 활성화, 지역의료인력 특별채용제—이러한 정책은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습니다. 스웨덴은 간호사에게 일차 진료 권한을 부여해 의사 1인당 부담을 40% 줄였고, 캐나다는 원격진료로 북부 오지 주민의 생존률을 25% 끌어올렸습니다. 우리는 왜 굳이 위험한 실험을 해야 합니까?

마지막으로, 상대측은 “지금 안 하면 늦는다”고 말하지만,
서두른 개혁은 때로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남깁니다.
의료는 실험실이 아닙니다. 사람의 생명이 걸린 시스템을, 단순한 숫자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해결은 ‘더 많은 의사’가 아니라, ‘더 나은 시스템’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그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개회 발언 반박

찬성 측 두 번째 발언자 반박

존경하는 심사위원 여러분, 방금 반대 측은 ‘의사 수 증원은 위험한 실험’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묻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실험 아닌가요?”

우선, 반대 측은 “의사 불균형은 구조 문제”라고 했죠.
맞습니다. 구조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구조를 바꾸려면 사람부터 있어야 합니다.
현재 지방에는 의사가 아예 없어서 병원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런 곳에 무슨 구조 개혁을 하겠다는 겁니까?
프랑스는 1990년대부터 의대 정원을 늘리면서 동시에 ‘지역 의무 근무제’와 ‘지방 정착 보조금’을 병행했습니다. 결과? 파리 외 지역 의사 밀도가 15년 만에 2.3배 증가했습니다.
정책은 숫자와 제도를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하나만 고집하는 건 마치 비행기 날개 하나만 달고 뜨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둘째,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질이 떨어진다”는 주장.
그런데 지금 의대 정원은 1998년 이후 26년째 동결입니다.
그동안 우리 인구는 1천만 명 넘게 늘었고, 노인 인구는 4배로 폭증했습니다.
의료 수요는 폭주하는데, 교육 인프라는 ‘그때 그대로’라니요?
이건 인프라 부족이 아니라 의도적 방치입니다.
정부가 투자하지 않은 것을, 이제 와서 ‘준비 안 됐다’며 국민 생명을 미루는 건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실습 환자 부족이라는 주장은 모순입니다.
지방에서는 환자가 많아도 치료받을 의사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데, 실습 환자가 없다니요?
의사가 없어서 환자가 방치되는 현실이 바로 실습 환자 부족의 원인입니다.

마지막으로, “간호사와 원격의료로 충분하다”는 주장.
물론 그 정책들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 건 간호사가 아니라 의사입니다.
암 수술을 집도하는 건 AI가 아니라 의사입니다.
보조 수단을 주역으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캐나다도 원격의료를 쓰지만, 북부 오지에는 여전히 ‘지역 상주 의사’를 파견합니다. 왜냐하면 기술은 거리를 줄일 수 있지만, 생명을 직접 다루는 손은 여전히 인간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 측은 이상적인 시스템을 꿈꿉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해야 합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우리는 현실을 선택합니다.


반대 측 두 번째 발언자 반박

찬성 측은 감동적인 이야기로 우리를 설득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감동은 정책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논의해야 할 것은 ‘누구를 구하고 싶은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가장 많은 사람을 지속 가능하게 구할 수 있는가’입니다.

첫째, 찬성 측은 “OECD 평균보다 의사가 적다”고 했지만, 이 비교는 치명적인 오류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은 1년 평균 외래 진료 횟수가 16.7회입니다. OECD 평균은 겨우 6.7회입니다.
즉, 우리는 의사 1명이 다른 나라보다 2.5배 더 많은 진료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건 ‘의사 부족’이 아니라 의료 과잉 소비 구조입니다.
이 상황에서 단순히 의사만 늘린다면?
의료기관 간 과당 경쟁이 심화되고, 결국 수익을 내기 위해 더 많은 불필요 진료가 발생할 것입니다.
미국이 그 전철을 이미 보여줬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사와 의료비를 쓰지만, 건강 지표는 OECD 최하위권입니다.

둘째, 찬성 측은 “지방에 의사가 없으니 정원을 늘리자”고 했지만,
이미 지방의대 10곳, 지역의료인력 양성 사업, 의무복무제 등 수많은 정책이 시행 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 의사 유출률은 여전히 70%를 넘습니다.
왜일까요?
생활 인프라, 보상, 업무 강도, 가족 교육 환경—이 모든 것이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더 많은 청년을 지방에 보내는 건, 그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의사도 사람이고, 가족이 있고, 미래가 있습니다.
강제로 묶는 정책은 일시적 효과만 낼 뿐, 장기적으론 신뢰를 잃고 더 큰 인력 이탈을 부릅니다.

셋째, 찬성 측 두 번째 발언자는 “투자하지 않아서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했지만,
의대 교육은 단순히 돈만 들인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숙련된 교수, 충분한 병상, 다양한 증례—이 모든 것은 시간과 경험의 축적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특히 지방 병원은 중증 환자조차 서울로 올라가 버리기 때문에, 학생들이 복잡한 질환을 경험할 기회조차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졸업한 의사가 과연 응급실이나 수술실에서 믿고 맡길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찬성 측은 “지금 안 하면 늦는다”고 위기감을 조성하지만,
의료 정책은 스프린트가 아니라 마라톤입니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 의사 수를 급격히 늘렸다가, 10년 뒤 ‘의사 실업’과 ‘교육 질 붕괴’라는 역풍을 맞았습니다.
그들은 지금 다시 정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남의 실패를 반복해야 합니까?

우리는 더 많은 의사가 아니라, 더 똑똑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길만이 진정한 생명 존중입니다.


질의응답

찬성 측 세 번째 발언자 질의

질의 내용 및 답변

찬성 측 3번:
“반대 측 첫 번째 발언자님께 여쭙겠습니다.
귀측은 ‘의사 수는 충분하고, 단지 분포가 문제’라고 주장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전남 신안군처럼 의사가 아예 없는 지역에, 어떤 구조 개혁을 먼저 시행하실 건가요?
병원 문을 닫은 마을에 ‘근무 조건 개선’을 어떻게 적용하시겠습니까?”

반대 측 1번:
“물론 극단적 지역은 예외입니다. 그러나 그런 곳에는 특별채용제나 파견제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전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과잉 대응입니다.”


찬성 측 3번:
“다음으로, 반대 측 두 번째 발언자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귀측은 ‘한국 국민이 OECD 평균보다 2.5배 더 많이 병원에 간다’고 하셨죠.
그러면 또 묻겠습니다.
강원도 삼척시의 80세 노인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이유도 ‘과잉 진료 문화’ 때문입니까?
아니면… 그저 의사가 없어서일까요?”

반대 측 2번:
“그 지역 문제는 별개입니다. 수도권 과잉 진료와 지방 의료 공백은 동시에 해결해야 할 구조적 이슈이며, 단순 증원은 양쪽 모두를 악화시킵니다.”


찬성 측 3번:
“마지막으로, 반대 측 네 번째 발언자님께 여쭙겠습니다.
귀측은 ‘간호사 진료 확대와 원격의료로 충분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상상해 보십시오.
심정지 환자가 눕고, 간호사와 AI가 ‘협진’하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 의사가 있지만 면허만 있고 실습 경험이 부족하다면—
어느 쪽이 더 위험합니까?
‘비숙련 의사’와 ‘의사 부재’,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반대 측 4번:
“우리는 비숙련 의사를 만들자는 게 아니라, 현재 있는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자고 제안합니다. 위험은 양쪽 다 존재하지만, 계획 없는 증원이 더 큰 시스템 리스크를 만듭니다.”

찬성 측 질의 요약

반대 측은 계속해서 ‘구조 개혁’과 ‘대안 정책’을 강조하지만,
의사가 아예 없는 지역에는 구조도, 기술도, 간호사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들은 ‘극단적 사례는 예외’라고 말하며 현실을 외면합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 중 수십만 명이 바로 그 ‘예외’ 속에서 매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인력 없이 시스템을 논하는 것은, 엔진 없이 자동차 성능을 논하는 것과 같습니다.
의사 수 증원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반대 측 세 번째 발언자 질의

질의 내용 및 답변

반대 측 3번:
“찬성 측 첫 번째 발언자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귀측은 ‘의대 정원 증원이 지방 의료를 살린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묻겠습니다.
지금까지 시행된 지역의대, 의무복무제, 지방 장학금—이 모든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방 의사 유출률이 70%를 넘는 이유를, 귀측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혹시… 청년들이 스스로 선택하지 않는 현실을, 숫자로 강제로 바꾸려는 건 아닌지요?

찬성 측 1번:
“유출률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정원 증원과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히려 더 많은 인재를 지방에 배출함으로써, 지역 사회가 의료 인프라를 요구할 목소리를 키울 수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은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반대 측 3번:
“흥미로운 답변입니다. 다음으로, 찬성 측 두 번째 발언자님께 여쭙겠습니다.
귀측은 프랑스 사례를 들어 ‘정책과 숫자를 함께 움직였다’고 하셨죠.
그러면 또 묻겠습니다.
프랑스는 1990년대부터 의대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3명 이하로 유지했고, 국가가 실습 병원을 직접 운영했습니다.
한국은 현재 교수 1인당 6명 이상, 실습 병원도 민간에 의존합니다.
이런 조건에서 프랑스 모델을 적용하는 건, 선풍기를 에어컨처럼 쓰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습니까?

찬성 측 2번:
“조건이 다르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더 많은 투자와 개혁이 필요하지, 아예 시도조차 하지 말자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10년 후엔 조건 차이가 더 벌어질 것입니다.”


반대 측 3번:
“마지막으로, 찬성 측 네 번째 발언자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귀측은 ‘교육 질 저하는 정부의 방치 탓’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묻겠습니다.
의대 정원을 100명 늘릴 경우, 추가로 필요한 임상 교수는 몇 명이며, 실습 병상은 몇 개 확보하셨습니까?
아니면… ‘투자하라’는 구호만 외치고, 실행 계획은 없는 건가요?

찬성 측 4번:
“현재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이미 ‘의료인력 확충 로드맵’을 수립 중이며, 지방대학병원과의 연계 실습 체계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구호가 아니라, 실행 가능한 단계적 증원을 제안합니다.”

반대 측 질의 요약

찬성 측은 열정과 긴박감은 충분하지만,
현실적 실행 계획과 구체적 자원 확보 방안은 여전히 모호합니다.
프랑스 사례는 조건이 다르고, 지방 유출은 구조적 문제이며, 질 관리는 단순한 ‘투자’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위기감은 중요하지만, 무모한 돌진은 더 큰 피해를 낳습니다.
우리는 감정이 아니라, 책임 있는 정책을 선택해야 합니다.


자유 토론

(1) 찬성 측 1번 발언:
반대 측은 “의사가 많아지면 과잉 진료가 늘어난다”고 했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OECD 데이터를 보면, 의사 수가 많은 독일·프랑스는 오히려 의료비 대비 건강 성과가 세계 최상위입니다. 반면 의사 수는 많지만 의료 접근성이 나쁜 미국은 건강 지표가 형편없습니다.
결국 문제는 의사 수가 아니라, 누가, 어디서, 어떻게 진료하느냐의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에겐 그 시스템을 돌릴 엔진 자체가 부족합니다.
의사가 없는데, 무슨 시스템을 개혁합니까? 자동차 공장에 기술자는커녕 조립공도 없는데, “설계도부터 다시 짜자”는 건 말장난입니다.

(2) 반대 측 1번 발언:
그러면 찬성 측은 프랑스 모델을 계속 들먹이시는데,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셨네요.
프랑스는 의대 정원을 늘리기 10년 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교수 인력 확충, 지방 병원 인프라 투자, 실습 병원 지정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요? 지난 26년간 의대 정원 동결하면서, 의대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OECD 평균의 2배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지금 당장 늘리자”는 건, 불량 배터리에 고출력 모터를 달라고 요구하는 격입니다.
준비 없는 증원은 생명을 구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위험을 만드는 겁니다.

(3) 찬성 측 2번 발언:
흥미롭군요. 반대 측은 “준비가 안 됐다”고 하면서도, 왜 준비를 못 했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1998년 김대중 정부 때 의대 정원을 동결한 이후, 정부는 단 한 번도 ‘의료 인력 수요 전망’에 따라 교육 예산을 늘린 적이 없습니다.
이건 준비 부족이 아니라, 의도적 방치입니다.
그리고 아까 “지방 의사 유출률 70%”라고 하셨죠? 맞아요. 하지만 그 70% 중 절반은 실습 기간 중 지방 병원에서의 경험 부족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떠납니다.
즉, 더 많은 학생이 지방에서 실습하고, 더 다양한 증례를 보게 한다면, 오히려 정착률이 올라갑니다.
정원 증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실습 기회 확대의 전제 조건입니다.

(4) 반대 측 2번 발언:
그럼 찬성 측은 지방 병원에 환자가 많다고 하셨죠?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지방에서는 중증 환자가 모두 서울로 올라갑니다. 결과적으로 지방 병원은 감기, 고혈압 같은 단순 진료만 반복하게 되죠.
의대생이 그런 병원에서 실습하면, 응급처치도, 수술도, 복합 질환 관리도 배울 수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졸업한 의사가, 과연 산골 마을에서 심근경색 환자를 혼자 처리할 수 있을까요?
양은 늘렸지만, 질은 떨어지고, 결국 국민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됩니다.
우리는 ‘의사 면허 소지자’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5) 찬성 측 3번 발언:
재미있는 말씀이에요. “지방에 중증 환자가 없다”고요?
그렇다면 왜 삼척시민병원은 작년에 응급실 문을 닫았습니까? 왜 신안군 주민들은 섬에서 4시간 이상 배를 타고 본토로 가야 합니까?
환자가 없다는 게 아니라, 의사가 없어서 치료를 받을 수 없으니, 환자들이 떠나는 겁니다.
이건 악순환입니다. 의사 없음 → 병원 기능 축소 → 환자 유출 → 실습 기회 감소 → 신규 의사 유입 감소.
이 고리를 끊으려면, 의사 수를 늘려서라도 병원을 살려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묻겠습니다.
반대 측은 “교육 질이 떨어진다”고 걱정하시는데,
지금 지방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생명은 어떤 ‘질’로 평가됩니까?

(6) 반대 측 3번 발언:
그 질문, 정말 감정적으로 와닿습니다.
하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반문은 이것입니다:
의대 정원을 100명 늘린다고, 그 100명이 전부 신안군이나 삼척으로 갈까요?”
아니요. 대부분은 서울의 대형 병원을 목표로 할 겁니다.
왜냐하면 거기서 더 많은 연봉, 더 나은 연구 환경, 더 좋은 자녀 교육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책은 의지가 아니라 유인(incentive)으로 움직입니다.
지금처럼 지방 의사에게 월 300만 원 추가 수당 주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생활 인프라, 가족 지원, 커리어 로드맵—이 모든 것을 바꾸지 않고,
단지 “의사 수를 늘리자”는 건, 희망사항을 정책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7) 찬성 측 4번 발언:
그렇다면 반대 측은 지방 의대 10곳을 왜 만들었습니까?
그 의대 학생들 대부분은 지방 출신이고, 졸업 후 60% 이상이 해당 지역에 남습니다.
이미 지역 기반 의대 모델은 성공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규모가 너무 작다는 거죠. 전국에 연간 400명도 안 되는 지방 의대 정원으로는,
매년 50곳 이상의 ‘의사 미달 지역’을 메울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방 의대를 확대하고, 수도권 의대에도 지역 할당제를 도입하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대 측은 “의사가 많아지면 과잉 진료”라고 했지만,
과잉 진료는 의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보험 수가 구조의 문제입니다.
진료보다 검사를 많이 해야 병원이 살아남는 구조를 바꿔야지,
의사 수를 억제해서 국민을 위험에 빠뜨려선 안 됩니다.

(8) 반대 측 4번 발언:
그럼 제가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짚겠습니다.
찬성 측은 “지금 안 하면 늦는다”고 위기감을 조성하지만,
의료 인력은 8년 뒤에나 현장에 투입됩니다.
그 사이에 우리는 AI 기반 원격진료, 간호사 진료 권한 확대, 지역 보건소 기능 강화 같은 정책으로
지금 당장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웨덴은 간호사에게 항생제 처방권을 줘서,
지방 주민의 1차 진료 접근성을 9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우리는 왜 빠르고 안전한 대안을 외면하고,
위험하고 느리며, 효과도 불확실한 정원 증원에 집착합니까?
진정한 책임 있는 정책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 길은, 결코 단순한 숫자 증원이 아닙니다.


최종 발언

찬성 측 최종 발언

심사위원 여러분, 오늘 우리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지막 숨을 누가 지켜줄 것인가 하는 질문 앞에 섰습니다.

우리 측은 세 가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첫째, 의사 수 자체가 부족합니다. OECD 평균보다 30% 적은 의사가, 국민 1인당 진료 횟수 세계 1위라는 과중한 부담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이건 ‘부족’이 아니라 ‘붕괴 직전’입니다.
둘째, 지방에는 의사가 아예 없습니다. 신안, 정선, 울진—이곳 주민들은 응급차를 타도 ‘의사가 있는 병원’까지 2시간 넘게 이동해야 합니다. 그런 곳에서 ‘시스템 개혁’을 논하는 건 공허한 메아리입니다.
셋째, 정원 증원은 위험이 아니라 준비입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미 10년 전부터 정원 확대와 지역 정착 지원을 병행해 성공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실수를 피하고, 그들의 성공을 배울 수 있습니다.

반대 측은 “교육 질이 떨어진다”, “지방에 안 간다”고 우려합니다.
하지만 제가 묻겠습니다.
“투자하지 않고서는 인프라가 자라나는가요?”
“사람 없이 구조를 바꾼다는 게 가능한가요?”

이미 26년 동안 우리는 ‘준비되지 않았다’는 말로 국민의 생명을 미뤄왔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의대 정원 증원은 완벽한 해법이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완벽을 기다리는 사이, 수천 명의 생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상을 좇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땅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하려는 현실주의자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확신합니다.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정의입니다.


반대 측 최종 발언

심사위원 여러분, 찬성 측은 열정적으로 “지금 행동하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의 속도는 오히려 재앙을 앞당깁니다.

우리 측은 오늘 세 가지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첫째, 문제는 ‘양’이 아니라 ‘배치와 조건’입니다. 서울 강남엔 의사가 넘쳐나지만, 지방 병원은 문을 닫습니다. 왜?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보상, 가족의 미래 때문입니다. 이런데 더 많은 청년을 보내는 건 희생이 아니라 착취입니다.
둘째, 교육 인프라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교수 한 명이 여섯 명 이상을 가르치고, 중증 환자가 없는 지방 병원에서 실습하는 학생들이—과연 응급실에서 믿고 맡길 수 있을까요? 일본은 같은 길을 갔다가 ‘의사 실업’과 ‘질 저하’로 되돌아갔습니다. 우리는 왜 그 실패를 반복해야 합니까?
셋째, 더 나은 대안이 이미 준비돼 있습니다. 간호사의 진료 권한 확대, AI 기반 원격진료, 보건소 기능 강화—이 정책들은 빠르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합니다. 스웨덴과 캐나다는 이를 통해 의사 1인당 부담을 줄이고, 오지 주민의 생존률을 높였습니다.

찬성 측은 “지금 안 하면 늦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의료는 실험실이 아닙니다.
사람의 생명을 건 ‘정책 실험’은, 준비 없이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찬성 측의 선의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의만으로는 국민을 지킬 수 없습니다.
진정한 책임감은 ‘더 많은 의사’가 아니라,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호히 말합니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은 지금이 아닙니다.
우선 해야 할 것은,
지금 있는 의사들을 지키고,
지금 있는 자원을 똑똑하게 쓰는 일입니다.

그것이야말로,
한국인 모두를 위한 진짜 생명 존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