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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주행차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자율 주행차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개회 발언

찬성 측 개회 발언

존경하는 심사위원님, 그리고 오늘 이 토론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측은 "자율 주행차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은 제조사 및 소프트웨어 개발사에게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힙니다.

왜냐하면 자율 주행차는 더 이상 ‘운전자의 손’이 아니라 ‘알고리즘의 눈’으로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운전대를 잡지 않은 순간, 책임의 축도 인간에서 기계를 만든 사람으로 넘어갑니다.

첫째, 책임은 통제 가능한 자에게 있어야 한다.
오늘날 레벨 3 이상의 자율 주행차는 운전자가 핸들을 놓고도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허용됩니다. 이때 차량은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고,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며, 급정거까지 결정합니다. 이 모든 판단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내립니다. 그렇다면 사고가 났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운전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마치 엘리베이터가 추락했을 때 탑승객에게 과실을 묻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둘째, 위험을 창출한 자가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
자동차 제조사는 막대한 이익을 얻기 위해 자율 주행 기술을 상용화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고가 나면 “사용자가 주의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떠넘긴다면, 이는 기술 혁신의 이름으로 사회적 위험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행위입니다. 위험 창출 원칙은 민법의 기본 정신이며, 이를 무시하면 기술 발전은 오히려 공공의 적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피해자의 실질적 구제가 가능해야 한다.
개인 운전자는 보험 한도 내에서만 배상할 수 있지만, 기업은 막대한 자본과 리콜 체계, 글로벌 보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습니다. 만약 책임이 개인에게 있다면, 피해자는 수억 원의 치료비 앞에서 맨손으로 서야 할지도 모릅니다. 법은 약자를 보호해야 하며, 그 출발점은 책임 주체의 실질적 능력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럼 운전자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느냐?”라고요.
아닙니다. 우리는 운전자의 역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결정권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핸들을 놓은 순간, 그 차는 더 이상 ‘내 차’가 아니라 ‘제조사의 로봇’입니다. 로봇이 실수했다면, 그 로봇을 만든 사람이 사과해야 하는 것이죠.

꿈을 전당포에 맡기지 말라 했듯, 생명을 자동차에 맡긴 이상, 그 안전을 보장할 책임은 반드시 기술 제공자에게 있어야 합니다.


반대 측 개회 발언

안녕하세요. 우리 측은 "자율 주행차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어야 하며, 제조사에게 일괄적으로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취합니다.

물론 자율 주행 기술은 놀랍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것은 ‘완벽한 미래’가 아니라 ‘불완전한 현재’입니다. 레벨 5 완전 자율 주행이 보편화되지 않은 지금, 자동차는 여전히 ‘보조 장치’일 뿐이며, 운전자는 언제든지 개입할 준비를 해야 하는 최종 감시자입니다.

첫째, 운전자는 여전히 법적 주체이자 최후의 방어선이다.
현재 국내외 대부분의 자율 주행차는 레벨 2~3 수준입니다. 즉, 시스템이 “핸들을 잡아달라”는 경고를 보내면 운전자는 즉시 반응해야 합니다. 이는 사용자 매뉴얼에도 명시되어 있으며, 계약상 의무이기도 합니다. 만약 운전자가 스마트폰만 보다가 사고를 냈다면, 이는 기술의 실패가 아니라 감시 의무의 포기입니다.

둘째, 책임을 기업에만 지우면 운전자의 안전 의식이 붕괴된다.
“反正 자율 주행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심리가 확산되면, 운전자들은 점점 더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됩니다. 이는 오히려 사고율을 높이는 역효과를 낳습니다. 법은 단순히 사후 처벌이 아니라, 미래 행동을 유도하는 신호여야 합니다. 운전자에게 책임을 두어야만, 기술과 인간이 협력하는 안전 문화가 정착됩니다.

셋째, 법 체계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된다.
기존 교통법은 수십 년간 운전자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갑자기 “이제부턴 제조사 책임”이라고 바꾼다면, 보험 시장은 혼란에 빠지고, 사법부는 기준 없는 판결을 내려야 하며, 국민은 법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됩니다. 기술은 빠르게 변하지만, 법은 사회 전체의 합의 위에 서야 합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그럼 기술이 잘못된 걸 알면서도 운전자만 처벌하란 말이냐?”
아닙니다. 우리는 공동 책임 모델을 지지합니다. 제조사의 명백한 결함이 있다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단순한 판단 착오나 예측 불가능한 상황—예를 들어 갑자기 튀어나온 동물—에 대해서는, 그 순간 차량을 통제할 수 있었던 인간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는 아직도 ‘운전’이 필요한 기계입니다. 자율 주행이라는 이름에 현혹되어, 인간의 책임을 자동차에 떠넘겨서는 안 됩니다.
기술은 우리를 돕지만, 우리의 선택과 주의는 결코 대체할 수 없습니다.


개회 발언 반박

찬성 측 두 번째 발언자 반박

존경하는 심사위원님, 방금 반대 측 첫 번째 발언인은 매우 설득력 있게 들렸습니다. 하지만 그 설득력 뒤에는 세 가지 치명적인 오해가 숨어 있습니다.

첫째, “운전자가 최후의 방어선”이라는 주장은 기술의 현실을 외면한다.
반대 측은 “레벨 2~3 자율 주행차는 보조 장치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레벨 3 자율 주행차는 법적으로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단계입니다. 독일, 일본, 한국 모두에서 레벨 3 차량은 운전자가 핸들을 놓고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책을 읽는 것을 허용합니다. 이때 시스템이 갑작스럽게 “핸들을 잡아라!”고 경고하면, 평균 반응 시간은 7초 이상입니다. 그런데 사고는 0.5초 만에 벌어집니다.
이건 마치 비행기의 자동 조종 장치가 고장났을 때, 승객에게 “조종간을 잡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인지 한계를 넘어서 설계되었다면, 책임도 그 설계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둘째, “책임을 운전자에게 두어야 안전 의식이 유지된다”는 주장은 역설적이다.
실제로 미국 NHTSA의 조사에 따르면, 자율 주행 기능을 사용하는 운전자 중 68%가 “차가 알아서 하겠지”라는 심리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운전자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기술이 그렇게 믿음을 주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제조사가 “완전 자율 주행”이라고 광고하고, 내비게이션 화면에 “휴식하세요”라고 뜨는데, 운전자에게만 “왜 주의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것은 부당합니다.
진짜 안전 문화는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기술 제공자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유도할 때 생깁니다.

셋째, “법 체계의 일관성”을 이유로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다.
19세기 말, 영국에서는 자동차 속도를 시속 4km로 제한하고, 앞에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이 걸어가야 했습니다. 왜요? “마차 중심의 법 체계를 해치면 안 되니까”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런 법을 웃으며 봅니다.
자율 주행차는 마차도, 일반 자동차도 아닌 새로운 법적 주체를 요구하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지금 논의해야 할 것은 “과거 법을 어떻게 지킬까”가 아니라, “미래 사회를 어떻게 보호할까”입니다.

반대 측은 “공동 책임”을 언급했습니다. 우리는 그 말에 동의합니다. 다만, 책임의 무게 중심은 위험을 설계하고 통제할 능력이 있는 쪽에 있어야 한다. 운전자는 차를 샀을 뿐, 알고리즘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더 큰 책임을 져야 할까요?


반대 측 두 번째 발언자 반박

감사합니다. 찬성 측은 열정적으로 제조사에게 책임을 돌렸지만, 그들의 논리는 세 가지 면에서 근본적인 착오를 범하고 있습니다.

첫째, “통제 가능성”이라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고 비현실적이다.
찬성 측은 “알고리즘이 결정하므로 제조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율 주행차는 단일 알고리즘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센서는 보쉬가 만들고, 지도 데이터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며, 운영체제는 엔비디아가 개발합니다. 이 중 어느 하나가 오작동해도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누구를 고소해야 할까요? 보쉬입니까? 카카오입니까? 아니면 현대자동차입니까? 복합 시스템에서 단일 책임 주체를 지정하는 것은 사법 현실을 무시한 이상론이다.

둘째, “위험 창출 원칙”을 무비판적으로 적용하면 모든 기술 혁신이 멈춘다.
찬성 측은 “이익을 얻었으니 위험도 감수하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제조사는 사용자가 길에서 스마트폰 보다가 넘어지면 책임져야 할까요? 전기밥솥 회사는 밥솥이 과열돼 화재가 나면 전 재산을 배상해야 할까요?
기술은 항상 사용자의 선택과 책임을 전제로 한다. 자율 주행차를 산 순간, 운전자는 “이 기술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선택한 것이다. 계약서에도 명시되어 있고, 교육도 받았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난 몰랐다”고 말하는 것은 성인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셋째, “피해자 구제”를 제조사 책임과 동일시하는 것은 논리의 도약이다.
기업이 자본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책임을 져야 한다면, 병원은 모든 수술 실패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할까요?
실제로 EU와 미국은 이미 ‘제품 책임 + 운전자 과실’의 이중 구조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 사고에서 소프트웨어 결함이 입증되면 제조사가 책임지고, 운전자가 음주 상태에서 자율 주행을 켰다면 운전자가 책임진다.
이처럼 사실에 기반한 책임 분배가 필요한데, 찬성 측은 모든 사고를 동일하게 취급하며 현실을 단순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찬성 측 두 번째 발언자는 “레벨 3은 운전자가 주의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국내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29조의2는 명확히 규정한다: “자율 주행 중에도 운전자는 차량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시스템 요청 시 즉시 제어권을 인수해야 한다.”
법은 이미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법을 무시하고 이상을 좇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법,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실용적 해법을 찾는 것이다.


질의응답

찬성 측 세 번째 발언자 질의

찬성 측 3번:
“반대 측 첫 번째 발언자님께 묻겠습니다. 귀측은 ‘운전자가 최종 감시자’라고 주장하셨습니다. 그런데 현행 레벨 3 자율 주행차는 시스템이 위험을 감지한 후 평균 8~10초 내 운전자 반응을 요구합니다. 인간의 평균 인지-반응 시간은 1.5초 이상이며, 스마트폰 사용 중일 경우 4초 이상 소요됩니다. 이처럼 기술이 인간의 생체 한계를 무시한 구조를 설계했다면, 그 책임을 왜 인간에게만 물으십니까?”

반대 측 1번:
“우선, 사용자는 자율 주행 기능을 활성화하기 전 사용 설명서와 경고 문구에 서명합니다. 즉, ‘시스템이 요청하면 즉시 개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인지하고 기술을 선택한 것입니다. 책임은 단지 생체 한계가 아니라, 의식적 선택의 결과에도 있습니다.”

찬성 측 3번: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반대 측 두 번째 발언자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귀측은 ‘법 체계의 일관성’을 강조하셨죠. 그렇다면, 1960년대 자동변속기 도입 당시에도 ‘운전자가 페달을 밟지 않아 사고가 났으니 운전자 책임’이라고 했습니까? 기술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때마다 법은 진화해 왔습니다. 왜 자율 주행차만 예외입니까?”

반대 측 2번:
“자동변속기는 단지 ‘보조 장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자율 주행은 의사결정권을 일부 이양받았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릅니다. 다만, 그 이양이 ‘완전한 포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법은 진화하지만, 책임의 공백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찬성 측 3번:
“마지막으로, 반대 측 네 번째 발언자님께 묻겠습니다. 귀측은 ‘공동 책임’을 지지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제조사가 ‘완전 자율 주행’이라 광고했고, 운전자가 이를 믿고 잠들었다가 사고가 났다면, 이때 피해자는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까? 제조사에게? 운전자에게? 아니면 보험사에게 세 곳 모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까?”

반대 측 4번:
“광고 내용이 과장되었다면, 그것은 소비자 보호법 또는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입니다. 그러나 교통사고의 직접적 책임은 여전히 사고 순간 차량을 통제할 수 있었던 주체에게 있습니다. 광고와 책임은 별개의 법 영역입니다.”

찬성 측 질의 요약

반대 측은 “운전자의 선택과 감시 의무”를 일관되게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인간의 생체 한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책임을 전가하고, 광고와 실제 기능 사이의 괴리를 무시한 채 ‘계약상 동의’만을 근거로 삼는 것은, 현실과 법의 괴리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법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해야 하며, 현실은 이미 운전자가 통제권을 상실했다는 데 있습니다.


반대 측 세 번째 발언자 질의

반대 측 3번:
“찬성 측 첫 번째 발언자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귀측은 ‘제조사가 위험을 창출했으므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자율 주행차에 탑재된 카메라, 라이다, GPS, 지도 데이터 등은 모두 서로 다른 회사에서 제공됩니다. 이 중 어느 회사가 ‘유일한 책임 주체’입니까? 테슬라입니까? 모빌아이입니까? 아니면 카카오맵입니까?”

찬성 측 1번:
“책임 주체는 최종 통합자, 즉 자동차를 완성하고 판매한 제조사입니다. 스마트폰이 폭발하면 배터리 회사가 아니라 애플이나 삼성이 책임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소비자는 완제품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구매합니다.”

반대 측 3번:
“흥미로운 답변입니다. 그렇다면 찬성 측 두 번째 발언자님께 묻겠습니다. 귀측은 ‘피해자 구제를 위해 제조사 책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셨죠. 그런데 만약 모든 자율 주행차 제조사가 막대한 책임 리스크를 이유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면, 피해자는 누구에게 구제를 요청할 수 있습니까? 책임은 커졌지만, 구제는 사라진 미래를 원하십니까?”

찬성 측 2번:
“책임 리스크는 보험과 리콜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관리됩니다.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지금의 구조가 기업의 안일함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책임이 명확해져야 기술도 성숙합니다. 책임을 두려워하는 기업은, 처음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기술을 상용화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 측 3번:
“마지막으로, 찬성 측 네 번째 발언자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귀측은 ‘핸들을 놓은 순간 차는 제조사의 로봇’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운전자가 고의로 자율 주행 모드를 켜고 음주운전을 했다면, 이 역시 제조사 책임입니까? 아니면 이 경우만 예외로 인정하십니까?”

찬성 측 4번:
“고의적 불법 행위는 당연히 운전자 책임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용 상황에서의 사고—즉,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 판단 착오로 발생한 사고—는 제조사의 설계 결함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우리는 악의적 남용이 아닌, 선의의 사용자 보호를 논하고 있습니다.”

반대 측 질의 요약

찬성 측은 ‘완제품 책임’이라는 명쾌한 프레임을 제시했지만, 복합 기술 생태계의 현실을 간과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책임을 일방적으로 기업에 떠넘길 경우 기술 접근성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법은 이상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현실 가능한 해결책이어야 합니다. 인간의 선택과 기술의 한계를 모두 인정하는 균형 잡힌 책임 분배만이 진정한 피해자 보호로 이어집니다.


자유 토론

찬성 1:
반대 측은 계속 “운전자가 경고에 반응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레벨 3 자율 주행차는 평균 10초 이내에 운전자에게 제어권을 넘깁니다. 그런데 인간이 깊은 수면에서 깨어나 정상적인 판단력을 되찾는 데는 최소 15~30초가 걸립니다. 이건 마치 비행기 자동조종장치가 갑자기 꺼졌을 때, 승객에게 조종간을 넘기며 “어서 조종하세요!”라고 외치는 것과 같습니다. 과연 그게 공정한 책임 분배입니까?

반대 1:
그렇다면 찬성 측은 운전자가 차량을 구매할 때 서명한 사용자 계약서를 무시하는 겁니까? 모든 자율 주행차 매뉴얼에는 “시스템 요청 시 즉시 제어권을 인수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선택은 인간이 했고, 위험은 알고 있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보거나 졸았다면—그건 기술 실패가 아니라 의무 위반입니다. 법은 이상을 다루지, 꿈을 다루지 않습니다.

찬성 2:
흥미롭군요. 그렇다면 반대 측은 제조사가 “완전 자율 주행”이라고 광고하면서도, 작은 글씨로 “당신은 항상 준비해야 해요”라고 적어두는 걸 정당화하는 겁니까? 이건 마치 약국에서 “이 약은 만병통치약입니다”라고 팔아놓고, 부작용 설명서를 0.5포인트로 인쇄해두는 것과 똑같습니다. 소비자는 기술을 믿고 핸들을 놓은 것이지, 계약서를 읽기 위해 변호사를 동반한 것도 아닙니다. 과장 광고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합니까?

반대 2:
과장 광고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이지, 광고 규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 자율 주행차는 카메라, 라이다, 지도 데이터, AI 알고리즘 등 수십 개 회사의 기술이 결합된 복합체입니다. 제조사가 통합자일 뿐, 모든 결함의 근원이 아닙니다. 만약 제조사만 책임진다면, 중소 부품업체는 아무런 책임 없이 시장에서 이익만 챙기겠죠? 이건 책임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찬성 3:
그러니까 우리는 최종 통합자에게 책임을 묻자는 겁니다! 제품 책임법은 이미 그렇게 작동합니다. 토스터가 폭발하면, 내부 배터리 회사가 아니라 토스터를 판 회사에 책임을 묻죠. 자율 주행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조사가 모든 부품을 선별하고, 통합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며, 이윤을 취했습니다. 그렇다면 사고가 났을 때 “우린 그냥 조립만 했어요”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윤과 책임은 항상 함께 가야 합니다.

반대 3:
하지만 현실은 토스터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자율 주행차는 실시간으로 도로 상황을 학습하고, 클라우드에서 업데이트를 받으며, 다른 차량과 데이터를 공유합니다. 만약 사고 원인이 구글의 지도 오류 때문이라면? 아니면 네이버의 실시간 교통 정보 때문이라면? 제조사가 모든 외부 변수까지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인간은 여전히 마지막 보루여야 합니다.

찬성 4:
그렇다면 반대 측은 피해자를 포기하겠다는 건가요? 개인 운전자는 평균 보험 한도가 1억 원인데, 자율 주행차 사고로 인한 피해는 수십 억 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제조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피해자는 평생 빚더미 위에서 살아야 합니다. 법은 약자를 보호하는 장치입니다. 기업이 이윤을 챙길 때는 ‘혁신’이라 하고, 책임질 때는 ‘불확실성’이라 핑계 대는 건 이중잣대입니다.

반대 4:
우리는 피해자를 포기하자는 게 아닙니다. 다만, 책임을 명확히 해야 구제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만약 제조사만 책임진다면, 기업들은 리스크를 두려워해 한국 시장에서 자율 주행차를 아예 출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피해자는 보상은커녕, 기술 혁신의 혜택조차 누리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가 필요한 건 공동 책임, 단일 책임이 아닙니다. EU와 미국도 그렇게 움직이고 있죠. 한국도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최종 발언

찬성 측 최종 발언

존경하는 심사위원님, 오늘 이 토론에서 우리는 한 가지 진실을 끝까지 붙들었습니다.
“통제하지 못하는 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

자율 주행차는 더 이상 ‘운전 보조 장치’가 아닙니다. 레벨 3 이상에서는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핸들을 놓아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작 사고가 나면 “왜 핸들을 잡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이는 기술이 인간을 속이고, 법이 기업을 감싸는 꼴입니다.

반대 측은 “공동 책임”을 말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운전자는 보험 한도 내에서만 배상 가능하고, 중소 부품 업체는 파산으로 책임을 회피합니다. 결국 피해자는 빈손입니다. 반면 제조사는 연간 수조 원의 이익을 얻으며, 자율 주행을 ‘미래의 표준’이라 홍보합니다. 이윤과 책임은 반드시 일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혁신은 약자를 삼키는 괴물이 됩니다.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닙니다.
기술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의의 기준입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면 제조사가 책임지고, 의료 로봇이 실수하면 병원과 제조사가 함께 조사받습니다. 자동차만 예외일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지키려는 것은 단 한 사람의 생명입니다.
그 사람이 핸들을 잡았든, 잡지 않았든,
그 사람이 믿었던 기술이 실패했다면—
그 기술을 만든 자가 사과하고, 보상하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확신합니다.
자율 주행차 사고의 법적 책임은, 그 차를 세상에 내놓은 제조사와 소프트웨어 개발사에게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기술이 사람을 섬기는 사회의 시작입니다.


반대 측 최종 발언

심사위원님, 우리 팀은 오늘 내내 한 가지를 강조해 왔습니다.
“책임은 선택과 함께 온다.”

자동차를 구입한 순간, 운전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닙니다.
사용 설명서를 읽고, 교육을 받고, “시스템이 요청하면 즉시 개입하라”는 계약에 서명한 책임 있는 주체입니다. 자율 주행 기능을 켰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책임을 면한다면, 법은 더 이상 행동을 유도하는 규범이 아니라, 무책임을 조장하는 방패막이가 됩니다.

찬성 측은 “제조사가 모든 걸 통합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카메라는 A사, 라이다는 B사, 지도 데이터는 C사, 알고리즘은 D사…
이 복합 생태계 속에서 단일 책임 주체를 지정하면, 중소기업은 시장에서 도망가고, 대기업만 살아남아 독점 구조를 만들 것입니다. 그러면 피해자 구제도, 기술 경쟁도, 모두 무너집니다.

우리가 제안하는 공동 책임 모델은 이상이 아닙니다.
유럽연합은 이미 ‘제품 결함 + 운전자 과실’을 병행 적용하고 있고, 미국 대부분의 주도 동일한 방향으로 법을 개정 중입니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우리의 교통법은 수십 년간 운전자 중심으로 안전 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것을 하루아침에 뒤엎는 것이 진정한 진보일까요?

기술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인간과 기계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현실 가능한 정의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단호히 말합니다.
자율 주행차 사고의 법적 책임은, 상황에 따라 제조사와 운전자가 합리적으로 분담해야 합니다.
책임을 한쪽에만 떠넘기는 순간, 우리는 안전도, 정의도, 미래도 모두 잃게 될 것입니다.